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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범한 30대.

 

육아휴직을 하기 전까지는 내가 누구인지 잘 몰랐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에 가슴이 뛰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마저도.

 

20대 내 삶은 사회에서, 현실에서 정해준 방법대로 열심히 사느라 나에 대해 알아볼 시간과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중요하다고 느끼지도 않았던 것 같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공부, 높은 성적이 성공의 길이 된다고 믿은 경우가 많기에 그리고 그 길이 너무나도 잘 마련되어 있었기에 나를 생각하기 이전에 문제집을 풀고 인강을 들었다.

 

높은 성적을 갖고 있으면 보상도 확실했다.

좋은 대우,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이 기다리고 있었고, 함께 동고동락했던 친구들 대부분 열심히 노력한 끝에 경제활동을 하며 잘 살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잘 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최연소 7급 공무원 합격했다는 어떤 사람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대기업에 다니는 어떤 사람도 투자실패 후 목숨을 끊었다.

나도 나이가 30이 되니 혼란스럽고 두려운 마음이 엄습했다.

 

너무나 빨리 졸업, 취업, 결혼, 출산, 육아를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내가 누구인지 정확히 모르고 살아간다는 것은

마치 전조등을 켜지 않은채로 야간운전을 하는 것처럼 위험한 일 아닌지

걱정과 불안이 밀려왔다.

 

그래서 독서를 시작했고, 독서를 많이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고,

나를 갉아먹고 있던 내가 싫어했지만 억지로 했던 것들도 보였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노래 <Few of My Favorite Things>에 나오는 것들 처럼

내가 애정을 갖는 작은 것들도 차차 알아가고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나를 재정의하고 나의 정체성을 찾고

결국에는 '내가 왜 가치있는지'를 알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알아본 바로는,

 

나는 남들을 돕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나 내가 갖고 있는 인사 · 노무 지식을 통해 남들을 도와줄 때 도파민이 막 분비되는 것 같은 희열을 느낀다. 내가 상담해준 사람들이 부당한 대우에서 벗어났을 때, 내가 상담해준 사람이 면접을 합격했을 때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컴퓨터 조립하는 취미를 갖고 있고 이를 통해 지인들에게 컴퓨터 조립 견적을 짜주거나 조립을 도와주는 것도 즐긴다. 아마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성향 때문일 것이다. 비싼 돈 주고 브랜드 컴퓨터를 사느니 내가 조립하고 컴퓨터를 잘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 훨씬 성능이 좋은 컴퓨터를 더 저렴하게 마련한다.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잘쓰든 못쓰든 나는 늘 글쓰기를 해왔고 글을 쓸 때 가장 시간이 잘 간다. 나의 글을 누군가 봐주고 반응을 해주면 반갑고 기쁘다. 글을 쓰다보면 뇌가 활성화되고 아이디어가 샘솟는 느낌이 든다. 이 기분이 누워서 유튜브보거나 게임하는 것보다 즐겁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아이를 키우는 것만큼 내가 애정이 생기는 어느 대상에게 사랑을 듬뿍 주는 일, 특히나 그 대상이 사람이 아니었지만 결국 진심이 닿아 신뢰가 쌓이고 상호교감을 할 때 너무 가슴이 벅찰 것 같다 (2번의 임시보호는 해봤지만 아직 아이가 어려 키우지는 못해봤다)

 

나는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와 다른 남을 공감한다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충분히 노력하고 시간을 투자한다면 불가능할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과정이 힘들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남들을 악의 없이 '무시'하고 서로 상처 안 받는 길을 택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그러나 갈등과 마찰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가까워지고 공감하는 삶이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점점 나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고 그 작업이 계속될수록 '나는 어떤 어려움과 힘든 일이 있어도 살 가치가 있다'는 마음과 확신이 든다.

 

이것이 결국 나의 브랜딩이 아닐까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에서는 위와 같은 내용의 비중이 크지는 않다. 그렇지만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 시작점 역할은 해준다. 브랜드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집어든 책이었지만 결국 나의 삶의 가치에 대한 사유로 끝맺게 되었다.

 

책 내용 자체는 그럭저럭 볼만하다. 여러 브랜드의 탄생 배경, 다양한 과정을 통해 강화된 정체성,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훑어보는 재미도 있다. 그렇지만 결국 책 표지에서 나오듯 '자기 발굴'이 그로 인해 나의 가치를 알고 나를 더욱 소중히 여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9129603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 YES24

나다움을 무기로 만드는 20가지 퍼스널 브랜딩 도움말눈에 띄고 오래 가는 브랜드에는 훔치고 싶은 전략이 숨어 있다긴 기다림에도 사람들이 몰려드는 블루보틀, 침대라는 키워드에 곧바로 브

www.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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